■ 차별받는 외국인 시각에서 본 한국인의 편견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지도를 들고 나들이를 했습니다. 어느 날 동네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낯선 곳이라 쭈뼛거리며 들어서서 서툰 영어로 “잠시 이곳에 머무는 사람인데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직원은 처음에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얘기를 나누다가 제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아듣고는 언제든지 편안하게 이용하라며 출입증을 만들어줬습니다.
외국에 가면 우리도 ‘이방인’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도서관 이용방법,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행사 안내장도 꼼꼼하게 챙겨줬습니다. 또 내 손을 잡고 뒤쪽의 서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외국에 나와 있으면 고향생각이 많이 난다며 도서관의 한국도서를 소개했습니다. 한국책이 적어 미안하다며 언제든지 빌려 읽으라고 하더군요.
아기를 안은 엄마와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얼굴색은 달랐지만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걷지 못하는 아기를 데리고 온 백인 부모, 남미가 고향인 듯 서툰 영어를 하는 히스패닉, 저처럼 황색 피부를 가진 동양인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문화를 배웠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중일까요? 태어난 나라, 피부색, 풍습이 다르다고 차별한다면 한국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140만 명이나 되고 결혼이주민이 21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들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가 15만 명 이상인데 아직도 우리와 다르다고 어울리지 않는다면 우리 또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기가 힘들겠죠?
동아일보 4월 19일자 A2면에는 ‘다문화 10인이 말하는 한국생활 고충과 희망’이라는 기사가 나옵니다. 그들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 힘들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왜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지, 서로 존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날짜 동아경제 1면에는 ‘외국인 혐오? 팔방미인 유학생 모셔라’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이 8만9357명이고 이 중 단기 어학연수가 아니라 학위과정에 있는 학생도 6만3653명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조국을 떠나 한국에 유학 오는 이유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생활 힘든 이유 살펴보기
한국을 찾은 외국 유학생은 머지않아 대한민국과 자신의 나라에 모두 이득이 되는 일을 하게 될 인재입니다. 서로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겁니다. 이런 점을 다시 생각하며 다문화와 관련된 기사를 활용하기로 해요.
○ 단계 1: 사실 알기
○ 단계 2: 분류하기
○ 단계 3: 한국인의 편견에 대해 말하기
한국인이 외국인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지 가족이 돌아가며 말하세요. 서로 생각이 다른 점은 토론해도 좋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인이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지 공통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겠죠.
○ 단계 4: 역할극으로 내면화하기
한국인이 가진 편견이 사회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알 수 있죠? 이제는 우리의 가치를 바꾸고 내면화해야 합니다. 실천하는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체험입니다. 역할극이 대표적이죠.
‘다문화 10인이 말하는 한국생활 고충과 희망’ 기사에 나오는 외국인을 한 사람 고르세요. 다음에는 어떤 상황을 가정해서 대본을 쓰세요. 차별하는 사람, 차별받는 사람의 역할을 누가 할지 정하고 간단하게 분장을 하세요. 각자의 역할대로 연기를 한 후 서로의 느낌을 얘기하면 됩니다. 배역을 바꿔 역할극을 다시 해도 좋습니다. 배역이 바뀐 후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를 이야기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 단계 5: 달라서 더 아름다운 사례 찾기
가족이나 학급에서 누가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달라서 더 재미있게 놀았거나 서로의 특성을 살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든 사례를 소개하세요. 기사의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을 이용하면 되겠죠.
심옥령 청심초등학교 추진위원장
어느 학생은 아이디어가 풍부하지만 생각을 잘 정리하지 못하더군요. 저는 이 학생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쓰고 싶은 생각을 포스터로 그리게 했습니다. 글을 잘 쓰는 친구와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 장점이 서로 다르죠? 서로 도와주면 같이 발전할 겁니다.
이렇게 다르다는 사실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됩니다.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됩니다. 나와 생김새나 문화나 능력이 다르다고 무시하거나 차별하지 말아요. 모두가 똑같으면 사회는 발전하기 힘듭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인재로 크기를 바랍니다.
심옥령 청심초등학교 추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