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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나의 NIE]여문환 JA Korea 사무국장

입력 | 2012-04-26 03:00:00

신문 스크랩은 지식 쌓는 일… 가방엔 늘 신문과 가위




여문환 JA Korea 사무국장

신문은 내 지식의 보고(寶庫)다. 아침형 인간이라 일찍 일어나 대문밖에 ‘툭’ 하고 신문 떨어지는 소리에 마음이 들뜬다. 신문이 오지 않는 일요일 아침이 얼마나 섭섭한지 모르겠다.

신문에는 꿈과 희망이 있다. 대학 시절 어느 교수의 유학 시절을 담은 신문기고문을 오려서 코팅했다. 졸업 후에도 상당 기간 책상 위에 붙여 놓았다. 그 기고문은 나의 멘토였으며 삶의 지표였다.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다시 읽어 마음을 가다듬었다. 신문에서 발견한 나의 장래 모습, 즉 꿈과 희망을 담은 내용은 언제나 오려서 책상 주변을 어지럽게 장식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새 기사를 찾아 붙이는 습관은 그대로다.

내 지식은 신문 스크랩 덕분에 가능했다. 첫 직장이 국책연구원 비서직이라 한국 신문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신문을 매일 읽고 정리했다. 신문을 공짜로 읽을 수 있어 정말 신났다. 나이가 들면서 관심사가 다양해져 스크랩하는 내용이 점점 많아졌다.

연도와 주제별로 스크랩했다가 A4 용지에 풀칠해서 묶어둔다. 얼마 전 일본에 출장을 갈 때도 그동안 스크랩했던 자료를 통해 필요한 내용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도 내 가방에는 가위가 있다. 집사람과 동료의 핀잔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 시대에 인터넷을 보면 되는데 왜 굳이 아날로그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신문의 종이냄새가 좋은 걸 어찌하랴.

신문 스크랩은 토요일 아침이면 절정에 이른다. 성지순례처럼 동네를 한 바퀴 돌며 편의점에서 모든 일간신문을 산다. 주된 작업은 북 섹션에 집중된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할 수 있어서다. 색연필로 관심 있는 책을 표시하고 중요한 서평을 오리고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같은 책에 대한 서평이 다른 신문에 실리면 비교하며 볼 수 있으니 여간 반갑지 않다.

일요일은 어쩐지 허전하다. 내가 유학했던 나라에서는 일요판 신문이 매우 두툼했다. 물론 가격이 조금 비쌌다. 하지만 경제 금융 미술 음악 요리 패션 문화 주택 그리고 지역 소식까지 온갖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창가에 앉아 일요신문에 빠지다 보면 어느 새 점심때가 다가왔다. 언제나 한국에서 이렇게 다양한 일요신문을 볼 수 있을까.

얼마 전부터 직원들에게 신문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개인의 업무와 관심을 파악했다가 신문 위에 이름을 적거나 그가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 면을 펼쳐준다. 처음에는 모두들 부담스러워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스스로 스크랩을 시작했고 지식과 정보를 쌓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신문은 많은 지식과 정보, 나아가 마음의 양식을 가장 경제적으로 쌓도록 도와주는 편리한 도구다.

여문환 JA Korea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