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단 마스코트’ 길윤호 씨의 가산동 아웃렛길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의 마스코트 턱돌이가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 일대 아웃렛 거리에 있는 스포츠 용품 판매점 앞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일대에는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각종 패션 용품을 살 수 있는 아웃렛이 모여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쇼핑객의 천국, 금천구 아웃렛길
패션 아웃렛의 본고장으로 손꼽히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아웃렛길에 가면 각종 운동 용품 판매점이 모여 있다. 등산 용품부터 농구 축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관련 용품을 파는 매장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아웃렛이다 보니 시중 가격보다 20∼30% 싸게 살 수 있는 건 기본이다. 턱돌이로 활약 중인 길윤호 씨(29·사진)는 수년 전부터 이곳을 종종 찾는다. 운동화부터 트레이닝복까지 운동할 때 쓰는 각종 용품은 이곳에서 산다.
○ 어엿한 11년차 베테랑 마스코트
26일 오전 턱돌이가 이곳에 등장하자 주변이 술렁였다. 아침 시간이라 거리가 한산했지만 곳곳에서 턱돌이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길 씨는 원래 야구선수 출신이다. 중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해 야구 명문으로 손꼽히는 군산상고에서 투수와 중견수로 활약했다. 안타깝게도 손과 어깨 골절 부상을 입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선수 생활을 접었다. 그라운드를 떠날 수 없었던 그는 졸업 직후인 2002년 마스코트가 되기로 결심하고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턱돌이가 되기 전에는 기아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에서 마스코트로 팬들 앞에 나섰고 이후 현재 넥센 구단의 전신인 우리 히어로즈가 2008년 창단하며 턱돌이로 자리매김했다.
목동구장 안방경기는 구단이 활동비를 지원해 주지만 지방 방문경기는 길 씨가 사비를 털어 응원을 다닐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의 마스코트들을 연구해 피켓에 문구를 적어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방법도 도입했다. 길 씨는 “애매한 심판 판정에 흥분한 관중이 그라운드로 던진 족발도 맞아봤다”며 “그럴 때 나서서 웃음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분위기를 바꿀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