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경찰서장 때 최재천 의원 집 찾아가 인사 청탁2006년 인사 앞두고 청와대 인사라인 관계자, 경찰청 국장과도 룸살롱 술자리용산 초등생 장례식 전날엔 룸살롱에서 접대부 끼고 술 마셔
2005년 당시 용산서 OO과장을 지낸 한 전직 경찰 간부는 최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2005년 12월 초 김 서장이 전화를 걸어 ‘좋은 양주 몇 병 사서 빨리 최 의원 집으로 오라’고 했다. 지시를 받은 뒤 아는 술집에 들러 양주(발렌타인 21년산) 8병을 사들고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있는 최 의원 집에 갔다. 김 서장은 최 의원에게 ‘조만간 경찰 인사가 있다. 잘 부탁한다’며 인사청탁을 했다. 최 의원은 ‘인사가 언제냐. 도와 드리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비슷한 시기 김 서장의 지시를 받고 룸살롱에 불려나간 일이 있다. 그 자리에는 당시 청와대 인사라인 관계자, 홍영기 당시 경찰청 경무국장, 김기용 서장이 있었다. 김 서장은 나에게 ‘술값을 내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내정자는 2006년 3월 6일 단행된 경찰청 정기인사에서 경찰청 정보3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보3과장은 정치권을 담당하는 경찰청 분실을 산하에 둔 경찰청 내 핵심직책이다.
최근 경찰청 측은 이 문제와 관련 “김 내정자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문제의 술집에 30분 정도 머물렀고, 곧바로 나왔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던 전 용산서 과장의 얘기는 다르다. 그는 “김 서장을 포함한 일행 7명이 밤 12시경까지 이어진 술자리 내내 같이 있었다. 사람 수에 맞춰 접대여성을 불러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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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재천 당선자는 “2005~2006년경 김 내정자와 2번 정도 만난 사실이 있지만 인사청탁을 받은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룸살롱 술자리에 대해 홍영기 당시 경무국장(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사로비 의혹에 대해 김 내정자 측은 “오래된 일이라 정확한 기억이 없다. 자세한 경위와 입장은 5월 1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한상진 주간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