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선거로 바빠질 것 염려한 듯”安원장 “대학원장은 강의 안해도 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융기원)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지난달 30일까지였던 제2학기 개설교과목 신청기간에 석·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하는 ‘대학원 논문연구’만 신청했다. 안 원장은 올해 1학기에는 ‘기업가적 사고방식’과 ‘대학원 논문연구’ 두 과목을 맡고 있다.
서울대 규정상 일반 교수는 한 학기에 9학점 이상 강의를 해야 하지만 대학원장처럼 보직을 맡으면 강의 학점 감면이 가능하다. 서울대 관계자는 “다음 학기에 강의를 할지 여부를 사전에 학교 측과 상의하지는 않았다”며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기보다는 2학기 때 선거 때문에 바빠지면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 염려돼 강의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도 “학생들의 요청이 잇달아 이번 학기에 특별히 강의를 개설한 것”이라며 “현재까지 정치 참여에 대한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대 측은 안 원장의 행보에 잔뜩 신경이 쓰이는 분위기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융기원은 대학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라며 “신생 대학원 정착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안 원장을 설득했고 안 원장도 이에 공감해 KAIST에서 서울대로 옮겼던 것인데, 정치적인 문제에 학교가 자꾸 언급돼 난감하다”고 말했다.
융기원은 2009년 3월 설립됐고, 안 원장은 2대 원장으로 2011년 6월 취임했다. 의사 출신으로 기업가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안 원장의 경력이 융기원 설립 취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줘 당시 오연천 총장이 직접 나서 안 원장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 원장의 향후 행보를 놓고 정치권의 시각도 엇갈린다. 안 원장과 가깝다고 알려진 민주통합당의 한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지난해에도 안 원장이 강의를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강의 신청을 안 한 것만 놓고 대선 출마 결심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