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해찬-박지원 당권 분담’ 적극 옹호하다가 한발 물러서
문 고문이 비록 “친노 비노 또는 친노 호남 프레임을 깨려는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는 글을 덧붙이긴 했지만 전날 “담합이 아니라 단합”이라고 평가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문 고문은 26일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한 자리에선 “담합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담합이 아닌 단합으로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세력들 간에 제휴하고 역할을 분담하고 단일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해 당 안팎에서 ‘담합’이란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문 고문이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선주자들은 모두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부정적이다. 유럽을 방문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말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통화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결정이다.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누가 무슨 자리를 맡고 권력을 나누는 식의 정치인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방적인 권력 야합으로 비칠 수 있어 당이 피해를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학용 의원 등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의원 7명은 26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신 의원은 통화에서 “인위적인 연대에 반대한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 최고위원과 대척되는 후보가 이기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특정 후보의 지지를 받은 당 대표가 선출될 경우 과연 경선을 공정하게 꾸려갈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선주자가 대통령후보 경선을 관리할 당 대표 선출 문제에 깊이 개입하면 불공정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