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미래 학벌 돈 빽 외모 여친없는 ‘잉여 7관왕’서 2년 만에 ‘자격증 5관왕’ 되고 취업성공 24세 김성준씨
김성준 씨가 26일 대전 대덕구 송촌동 DB정보통신 충청사업단 사업소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원의 성공사례 수기 공모에 참여한 김성준 씨(24)는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고교 친구들 중에 아직도 노는 애들이 있어요. 여러 번 ‘인력개발원에 가라’고 해도 안 듣더라고요. 등록금은커녕 교재비나 실습비 한 푼 들이지 않고 자격증과 학위를 취득할 수 있고, 매달 교육훈련 수당까지 주는데….”
그는 대구의 한 4년제 대학 IT 관련 학과에 진학했을 때만 해도 자신이 ‘잉여 7관왕’이었다고 돌이켰다. ‘잉여’는 젊은 무직자들이 자신들을 ‘잉여인간’이라며 비하하는 데서 나온 인터넷 용어다. 스스로를 문제아에 꼴찌라고 여겼다. “꿈, 미래, 학벌, 돈, ‘빽’, 외모, 여자친구…. 대체 내가 갖고 있거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룬 게 뭐가 있나 싶었어요.”
주변 친구들도 비슷해 보였다. 한 학기 등록금을 480만 원이나 내는 학생들이 강의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나마 출석해서도 대개 잠을 잤다.
군대에 갔다. 제대하던 날 어머니는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데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고 그는 “대학은 그만 다니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권유로 인력개발원을 찾아갔다. 대학과 달랐다. 기숙사비까지 국비로 지원이 됐고, 연간 평균 수업시간이 일반 전문대의 2배였다. 교수들은 국가기술자격시험 한두 달 전부터 오후 10시까지 개인지도를 해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매년 2000여 명이 입학하는데 취업률은 99%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김 씨의 눈에는 부족해 보이는 게 없는 동료들이 미래를 준비하며 공부하는 모습이 큰 충격이었다.
김 씨는 이제 공부만 계속하면 교수도, 회사 오너도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한다. 그는 “인력개발원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는 사실을 피부로 깨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런 문장으로 수기를 마무리했다. ‘당신이 땅속에 묻혀 있는 원석이다. 인력개발원이라는 좋은 보석 공장에서 아름다운 보석으로 거듭나 그 빛을 찬란하게 발하길 바란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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