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 아니 불 違: 어길 위如: 같은 여 愚: 어리석을 우
‘不違’란 단어는 논어의 다른 편에도 있으니 “안회는 그 마음이 석 달 동안 인(仁)을 어기지 않았고, 그 나머지 사람들은 하루나 한 달 인에 이를 뿐이다(回也, 其心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논어 옹야 편)”란 문장이 그것이다.
그러나 남는 문제는 있다. 안회는 왜 이토록 맹목적으로 공자의 말을 따르고 순종했을까. 젊은이라면 때로는 스승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고 때로는 건설적 비판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공자가 ‘족이발(足以發)’이라며 안회의 이런 자세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단순한 신임(信任) 이상의 의미가 배어 있다. 안회는 스승의 말을 들으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진일보한 해석을 했으니, 이런 경지야말로 그가 비록 어린 나이지만 ‘이순(耳順)’의 경지일 수도 있다. 아니 태어나면서 안다는 성인의 경지에 이미 도달해 있는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지점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공자에 있어서의 안회는 제자 그 이상의 존재였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