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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명시는 ‘돔 경륜장’… 성남시는 ‘한국잡월드’… 공들여 유치해 놓고 속앓이

입력 | 2012-05-03 03:00:00


1999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서울 잠실경륜장 이전을 발표했다. 경기지역에서만 지방자치단체 5곳이 유치를 신청했다.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막대한 세수 증가를 꿈꿨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광명시가 유치에 성공했다. 두 기관은 2001년 11월 협약을 체결했다. 2006년 2월 마침내 광명시 광명6동에 돔 경륜장이 문을 열었다. 19만 m²(약 5만7000평)의 땅에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경륜장이었다.

○ 경제 활성화? 애물단지 논란만

11년 만인 올해 광명 돔 경륜장을 둘러싸고 ‘애물단지’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광명시가 거둬들인 세외수입(레저세)이 연평균 200억 원 안팎에 그쳤기 때문이다. 당초 기대했던 수입은 600억 원 규모였다. 경륜장 유치를 위해 4만6000m²(약 1만4000평)의 시유지를 공짜로 내놓고 1200억 원을 들여 기반시설까지 조성해 준 광명시로서는 애가 탈 노릇이었다. 사행산업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뀐 탓도 컸다.

광명시는 경륜장 근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노인복지회관 건립을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요청했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적게는 90억 원, 많게는 300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광명시가 땅을 제공하고 공단이 사업비를 내는 방식이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시 세외수입이 예상을 밑돌았고 교통체증 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많아 해당 지역 주민의 숙원인 노인복지회관 등의 건립을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문제 해결을 이유로 2월 14일로 만료된 시유지 무상사용 기간을 현재까지 연장해주지 않고 있다.

공단은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시유지 무상임대는 경륜장 유치를 위해 광명시가 약속한 것이고 기간 연장도 11년 전 체결한 협약에 명시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1150억 원의 재정수입이 발생했고 학교 체육시설 개선에 59억 원을 내놓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 및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고 추가 투자 계획도 있다”며 “광명시는 협약에 따라 시유지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기관은 최근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계속하고 있지만 양측의 견해차가 커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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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의 ‘잡월드’ 유치도 잡음

이달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문을 여는 ‘한국잡월드’도 유치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잡월드는 2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종합직업체험관으로 2005년 전국 35개 지자체와 경쟁 끝에 성남시가 유치에 성공했다.

성남시는 이듬해 분당구 정자동 시유지 8만 m²(약 2만4000평)를 고용노동부(당시 노동부)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약 473억 원으로 3.3m²(1평)당 195만 원꼴이다. 당시 이 땅의 공시지가는 3.3m²당 207만 원으로, 전체 땅값은 503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판교신도시와 가까운 이곳은 추정 시세가 30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금싸라기 땅’이어서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잡월드 터와 맞붙은 시유지를 개발하려면 미리 고용부와 협의해야 한다. 자기 땅을 자기 마음대로 개발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성남시민 입장료 할인 등 지역 주민에 대한 혜택도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장의성 한국잡월드 이사장은 “민간기업 유치를 위해 시유지를 싸게 팔았다면 특혜가 될 수 있겠지만 잡월드는 국가 소유 시설로 성격이 다르다”며 “잡월드 근처에 유흥시설이 들어설 수도 있기 때문에 개발 전에 두 기관이 협의하도록 협약을 맺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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