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부장검사)는 2일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18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박 전 차관은 2일 오전 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고 3일 오전 3시40분경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박 전 차관은 "강도높게 조사받았다. 충분히 소명했고 성실히 답변했다"며 브로커인 이동율(61) 씨에게 돈을 받은 것이 사실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 들어올 때와 입장이 달라진게 없다"고 말해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그러나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 측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빠르면 이날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서울시 정무국장이던 2005~2006년 브로커 이씨를 통해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2천만~3천만원씩 약 1억원을 받는 등 2007년까지 총 2억~3억원 가량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돈 세탁'을 도운 의혹을 받는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에게도 소환을 통보하고 그가 귀국하는 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 전 차관 주변에 대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 혐의를 입증하는 것에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박 전 차관에 대한 사법처리의 수위와 방향을 정하기 위해 이 회장에 대한 조사도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동조 회장의 지인으로 이 회장의 계좌를 위탁받아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은행직원을 1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계좌에서 수시로 목돈이 입출금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