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끝으로 1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김 원내대표는 3일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SNS상에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의 포격을 받을 땐 참 억울하고 괴로웠다. 그러나 하나하나에 대응하면 당에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해보자는 심정으로 노력했다. 덕분에 ‘진표보살’이란 별명도 얻었고, 맷집도 많이 세졌다”고 말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자의 여유가 엿보였다.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에 대해선 한미 FTA 비준안 통과를 꼽았다. 그는 “여당의 날치기를 막지 못한 게 두고두고 한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이 끝내 부결된 것을 거론하면서 “인간적 신뢰가 무너져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
4·11총선 결과와 관련해서는 “국민의 집단지성이 얼마나 깊은 뜻을 갖고 있는가, 얼마나 위대한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며 “민주당에 127석이라는 소중한 힘을 주셨지만 그러나 동시에 ‘이 상태로는 너희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다’ ‘방심해선 안 된다’는 채찍질과 경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