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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키울 필요 없다? 민주당내 친노 ‘신중’

입력 | 2012-05-05 03:00:00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논란과 관련해 “9일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한 데 대해 민주통합당은 4일 당 차원의 원론적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박용진 공동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조 전 청장은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하나 자기 유리한 얘기만 내놓을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내놓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허위 사실과 과대망상으로 사자(死者)를 욕되게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주류인 친노(친노무현) 그룹은 별다른 대응 없이 침묵했다.

친노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한 당선자는 “조 전 청장의 주장에 일일이 답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노무현재단에서 대응한 것으로 갈음하자”고 답변을 피했다. 이런 반응에는 조 전 청장이 검찰에서 무엇을 주장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판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하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진실이 무엇인지는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고 현재로선 수사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조 전 청장은 이날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사범대부속고를 찾아 학교폭력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조 전 청장은 “조폭이 멋있어 보여도 실은 휴대전화 요금도 제대로 못 낸다” “학교폭력을 발견하면 망설이지 말고 117로 신고해라” 등의 말만 했을 뿐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