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세계 10대 화장품 기업 공통점은?… 화장품 용기는 ‘메이드 바이’ 연우!

입력 | 2012-05-07 03:00:00

화장품 용기 전문업체 ‘연우’




국내에서 생산해 세계로 수출하는 연우의 다양한 화장품 용기. 펌프, 진공 기술이 결합된 프리미엄 제품이 많다. 연우 제공

로레알, P&G, 유니레버,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존슨앤드존슨, 샤넬…. 세계적 명성의 이 기업들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세계 10대 화장품 기업이라는 점, 또 다른 하나는 국내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연우’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다는 점이다.

연우는 스킨 병, 로션 펌프 등 화장품 용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다. 화장품 용기만 만들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 20여 개국 35개 화장품 기업에 용기를 납품할 정도로 이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지난해 매출은 1376억 원. 한 해 동안 생산한 화장품 용기와 펌프는 총 5억2000만 개에 이른다. 국내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소망화장품, 코리아나 등도 연우의 고객이다.

○ 기술력 1등 비결


연우는 1983년 기중현 대표가 창업했다. 당시만 해도 외국에서 수입한 화장품 용기 겉면에 도금 작업만 하는 ‘작디작은 하청업체’에 불과했다. 기 대표는 “하청에서 벗어날 궁리를 하다 화장품 용기를 직접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다”며 “생각해 보면 화장품 용기 생산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지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도전”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우리나라는 화장품 용기를 전량 수입했다. 화장품 용기는 제작할 때 펌프 기술, 진공 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개발이 쉽지 않다. 당시 연우 외에도 화장품 용기 생산에 도전한 회사가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하지만 기 대표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연구개발(R&D)에 집중해 1994년 마침내 화장품 용기 직접 생산에 성공했다.

기 대표는 “이런 경험 때문에 지금도 회사 경영에서 R&D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며 “아름답고, 편리하고, 안전한 용기를 개발하기 위해 전체 직원의 5%, 전체 투자의 3%를 R&D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치열해질수록 저가(低價) 경쟁을 해서는 안 되고 업계 선두에서 신제품 개발을 해야 한다”며 “인력과 정보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 로레알 연구소 등과도 기술 제휴를 맺고 공동 개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해외 두드리니 매출·고용 ‘대박’


R&D와 더불어 연우가 중요하게 여기는 또 다른 사업 전략은 해외시장 공략이다. 기 대표는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 보고 해외시장을 뚫는 데 공을 들였다”며 “1999년 처음으로 미국 뉴욕 엑스포에 참가한 뒤 미국, 유럽 지역의 파트너 회사들을 발굴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우는 해외 바이어들을 만날 때 ‘프리미엄 제품’과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강조한다. 연우 관계자는 “다양한 거래처의 각기 다른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월 3000개 이상의 품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체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소규모 생산이 가능한 ‘셀 라인’부터 대량 자동생산을 할 수 있는 ‘중대형 라인’까지 있기 때문에 고품질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우의 일부 제품은 경쟁사보다 값이 최대 30%나 비싼데도 고객들은 연우와의 거래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해외 공략 전략과 프리미엄 정책 덕분에 연우는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행사에서 업계 최초로 5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2003년 11월 5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니 8년 만에 수출 규모가 10배로 커진 것이다.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고용 인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7년 416명에 그쳤던 상시 종업원이 지난해에는 890명으로 증가했다. 올 1분기(1∼3월)에도 100여 명을 새로 뽑았다.

연우 관계자는 “올해는 매출 목표 1650억 원 가운데 950억 원을 해외에서 거둬들이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2015년 세계 10대 화장품 포장재 전문기업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4일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연우의 화장품 용기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제품 공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우 제공

지난달 지식경제부가 선정하는 ‘월드클래스 300’ 기업 중 하나로 뽑힌 연우는 앞으로 KOTRA, 한국수출입은행, 산업기술연구회 등 15개 정부 기관으로부터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경부는 “월드클래스 300 사업은 국내 중견·중소기업 300개를 2020년까지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자는 프로젝트”라며 “기술 개발, 해외 진출, 금융, 인력 등 맞춤형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