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용기 전문업체 ‘연우’
국내에서 생산해 세계로 수출하는 연우의 다양한 화장품 용기. 펌프, 진공 기술이 결합된 프리미엄 제품이 많다. 연우 제공
연우는 스킨 병, 로션 펌프 등 화장품 용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다. 화장품 용기만 만들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 20여 개국 35개 화장품 기업에 용기를 납품할 정도로 이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지난해 매출은 1376억 원. 한 해 동안 생산한 화장품 용기와 펌프는 총 5억2000만 개에 이른다. 국내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소망화장품, 코리아나 등도 연우의 고객이다.
○ 기술력 1등 비결
연우는 1983년 기중현 대표가 창업했다. 당시만 해도 외국에서 수입한 화장품 용기 겉면에 도금 작업만 하는 ‘작디작은 하청업체’에 불과했다. 기 대표는 “하청에서 벗어날 궁리를 하다 화장품 용기를 직접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다”며 “생각해 보면 화장품 용기 생산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지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도전”이라고 말했다.
기 대표는 “이런 경험 때문에 지금도 회사 경영에서 R&D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며 “아름답고, 편리하고, 안전한 용기를 개발하기 위해 전체 직원의 5%, 전체 투자의 3%를 R&D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치열해질수록 저가(低價) 경쟁을 해서는 안 되고 업계 선두에서 신제품 개발을 해야 한다”며 “인력과 정보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 로레알 연구소 등과도 기술 제휴를 맺고 공동 개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해외 두드리니 매출·고용 ‘대박’
R&D와 더불어 연우가 중요하게 여기는 또 다른 사업 전략은 해외시장 공략이다. 기 대표는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 보고 해외시장을 뚫는 데 공을 들였다”며 “1999년 처음으로 미국 뉴욕 엑스포에 참가한 뒤 미국, 유럽 지역의 파트너 회사들을 발굴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우는 해외 바이어들을 만날 때 ‘프리미엄 제품’과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강조한다. 연우 관계자는 “다양한 거래처의 각기 다른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월 3000개 이상의 품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체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소규모 생산이 가능한 ‘셀 라인’부터 대량 자동생산을 할 수 있는 ‘중대형 라인’까지 있기 때문에 고품질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우의 일부 제품은 경쟁사보다 값이 최대 30%나 비싼데도 고객들은 연우와의 거래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해외 공략 전략과 프리미엄 정책 덕분에 연우는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행사에서 업계 최초로 5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2003년 11월 5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니 8년 만에 수출 규모가 10배로 커진 것이다.
연우 관계자는 “올해는 매출 목표 1650억 원 가운데 950억 원을 해외에서 거둬들이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2015년 세계 10대 화장품 포장재 전문기업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4일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연우의 화장품 용기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제품 공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우 제공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