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노른자위땅 民-官 ‘복합개발 프로젝트’
《 얼마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게 될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관한 기사를 봤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란 무엇이고 어떻게 조성되고 있나요? 》
‘단군 이래 최대 도심 개발사업’이라고 평가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용산화물·차량센터가 있는 철도정비창과 한강철교에서 원효대교 사이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800m²의 땅에 랜드마크 타워를 비롯해 쇼핑몰·호텔·백화점·아파트 등 60여 개 동을 짓는 복합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총 사업비만 31조 원 이상 들어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 개발사업이지요. 이 사업은 당초 2006년 8월 추진 계획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각종 난관에 부닥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최근 들어 다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지급됐어야 할 땅값이 계속 연체되자 2010년경 코레일은 건설사들에 지급보증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난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건설투자자 컨소시엄을 이끌었던 삼성물산이 코레일 측과 심각하게 대립하다 사업 주도권을 내놓고 철수하는 위기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현지 주민들의 반발, 경기 침체로 인한 사업성 악화도 원활한 사업 추진을 어렵게 했습니다.
이대로 좌초되는 듯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이후 새로운 투자해법들이 제시되며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삼성물산이 사업운영권을 내놓은 뒤 LG CNS, LG전자 등이 신규 사업자로 참여하게 됐고 2011년 7월경에는 사업 참여자들이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늘리는 한편 땅 주인인 코레일이 4조 원이 넘는 랜드마크 빌딩의 사전매입, 토지대금 분납에 따른 이자 대폭 인하 등에 합의하면서 전기를 맞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은 자금 압박을 상당 부분 덜어내게 된 것이지요.
사업에 다시 탄력이 붙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최근 이곳에 들어서게 될 23개 초고층 빌딩의 최종 디자인을 완성해 공개했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이 설계안을 바탕으로 올해 9월까지 기본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건축허가를 받은 뒤 곧바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2016년에 완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가 2016년경 조감도처럼 서울의 환상적인 신(新)도심지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