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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네이버 “직원이 36억 횡령”… 검찰 고발

입력 | 2012-05-07 03:00:00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에서 수십억 원의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NHN은 벤처기업에서 시작해 지난해 연매출 2조 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이다.

NHN은 36억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매 부서 직원 A 씨를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A 씨는 PC 같은 물품 구매금액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횡령 사실은 NHN이 올해 초 시작한 자체 감사 결과 적발됐다.

벤처업계는 이번 사건이 NHN의 창업자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지난달 사내 강연에서 내부 직원들을 질타하기 직전에 드러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 의장은 “사내 게시판에서 ‘삼성에서 일하다 편하게 지내려고 NHN으로 왔다’는 글을 보고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졌다”며 “NHN을 동네 조기축구 동호회쯤으로 여기는 직원이 적지 않다”고 작심한 듯 날선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 [채널A 영상] 네이버 “구매부서 직원이 36억 원 횡령”

당시 쓴소리의 배경에 ‘성장 정체’라는 사업상의 고민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다수였다. 하지만 A 씨 사례가 확인되면서 이 의장이 회사 내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염두에 두고 발언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NHN 관계자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다만 이 의장의 강연 내용과 이번 사건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횡령을 단순한 개인비리로 이해해 달라는 뜻이다.

NHN은 1999년 삼성SDS의 사내 벤처로 출발해 지난해 2조1474억 원의 매출(연결 기준)에 620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42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시가총액은 코스피 상위 20위 안에 들어 ‘벤처 신화’로 불린다. 그러나 국내 인터넷 시장을 독점하며 중소 벤처업계를 고사(枯死)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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