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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3050 노후대비 짚어보기] 애쓰지만 마음뿐인 40대

입력 | 2012-05-09 19:25:00

자녀 키우기 허리휘는 40대 교육비 줄여 저축액 늘려라




자녀 둘을 둔 월소득 400만 원의 직장인 김모 씨(41). 부지런히 돈을 모아 1억8000만 원 상당의 내 집 마련에 성공했고 예금 등 금융상품에도 3000만 원 정도가 들어 있다. 기타 부동산 자산 1억 원 등을 합치면 총자산은 3억1000여만 원. 매달 적금 32만 원, 개인연금 18만 원을 붓는 등 나름대로 은퇴 준비도 한다. 김 씨는 60세에 은퇴한 뒤 매달 300만 원(현재가치 기준)의 생활비로 아내와 가끔 여행을 즐기는 삶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김 씨가 그리는 삶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김 씨의 기대수명은 100세이지만 현재의 준비 상태라면 79세에 생활비가 떨어져 이후 21년은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와 100세시대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40대의 ‘경제수명’은 76.7세다. 모아놓은 자산으로 은퇴 후 희망소비액을 썼을 때 평균 76.7세면 돈이 바닥난다는 뜻이다. 30대보다 자산이 많고 은퇴 준비도 꽤 하는 40대이지만 갑갑한 상황이긴 30대와 매한가지다.

○ ‘자녀’ 교육비가 최대 걸림돌

전문가들은 40대의 은퇴 준비가 미흡한 이유로 월 저축액이 부족한 점을 꼽았다. 자녀교육비로 나가는 돈이 많다 보니 수입이 가장 많을 때 제대로 저축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1년 4분기 기준 40대는 월소득 434만 원으로 390만 원인 30대, 426만 원인 50대를 앞섰으나 지출도 353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교육비 지출이 월 45만 원으로 30대(20만 원)나 50대(11만 원)보다 훨씬 많았다. 김진웅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퇴 준비의 개념이 머릿속에 안 잡혀 있는 30대에 비해 40대는 본격적으로 은퇴 후를 걱정하는 시기”라면서도 “교육비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형편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이자를 주는 예·적금에 돈을 묻어두는 것도 문제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40대는 투자상품과 안정적인 예·적금 비중을 6 대 4 정도로 배분하는 등 약간의 공격적 투자를 해야 한다”며 “예금상품이나 부동산에 무작정 장기 투자를 하다 보니 은퇴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월소득이 700만 원에 이르는 이모 씨(45)도 100세 준비는 부족했다. 이 씨는 2억3000만 원짜리 주택과 1억 원의 금융자산, 기타 부동산 자산 6000만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달이 65만 원씩 저축도 한다. 하지만 그의 희망대로 은퇴 후 월 325만 원씩 쓰면 82세에 돈이 바닥을 드러낸다.

연구소는 40대를 향해 일단 저축액부터 늘리라고 조언한다. 한 달에 635만 원을 쓰는 이 씨가 교육비 등을 줄여 135만 원씩만 더 저축해도 은퇴 시점이 되면 5억623만 원이 추가로 생긴다. 여기에 부동산에 투자했던 자산 6000만 원 중 3000만 원만 물가연동국채와 주식형펀드에 나눠 담아 연평균 8%의 수익률을 거두면 1억630만 원의 자금이 더해진다. 은퇴자산을 추가로 6억1200여만 원을 확보하면 100세까지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친한 프라이빗뱅커(PB)를 만드는 것도 필수다. 수시로 금융투자 상품에 대해 상담을 받으며 모아놓은 종잣돈을 똑똑하게 굴려야 하기 때문이다.

○ ‘중위험 중수익’ 상품 공략해야

40대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 중심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좋다. 리스크가 있는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불안하지만 은퇴 시점까지 상당 기간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만 운용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는 물가연동국채가 대표적이다. 국채의 안정성과 함께 물가 상승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도, 오르지도 않는 박스권 증시에서 리스크 부담을 줄이면서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이다. 해외채권펀드도 고려할 만하다. 미국과 해외 신흥국의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 연구소는 어린이 펀드도 함께 추천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가입해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나중에 대학 학비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높은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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