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남해지사장
내년부터는 바다의 식목일도 생긴다.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황폐화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범국민적 관심 속에 바다숲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조류를 심는 날이다. 정부는 이날을 기념할 수 있도록 수산자원관리법을 일부 개정해 올 2월 2일자로 공포했다. 이에 따라 내년 5월 10일 제1회 바다 식목일 행사가 열린다.
그동안 바닷속에서는 갯녹음(백화현상)이라 불리는 자연의 재앙이 야금야금 북상하며 연안바다의 30% 이상에서 해조류가 줄었다. 그 때문에 고기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없어지고 해조류 숲에 알을 낳고 살던 어류들도 달아나 바다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수산자원 조성관리 전담부서의 필요성을 인정해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을 신설했다. 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 바다 식목일을 제안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추진하게 된 것이다.
바다 식목으로 바다숲이 확산돼 해조류가 무성해지면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다. 우선 수산생물의 서식처가 돼 물고기가 돌아오고, 해조류는 온실가스를 저감시켜 지구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 청정 바이오에너지와 유용한 기능성 물질의 공급원으로 웰빙식품 등을 제공하고 바닷속과 인간의 몸을 청정하게 만들어 고통에 신음하는 지구와 병들어가는 인간을 살아나게 할 것이다.
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해조류를 제공해 주는 바다숲을 만들기 위해 해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해안선 전역을 바다숲으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차 10만 ha, 2차 200만 ha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날 육지의 벌거숭이 민둥산을 살리기 위해 온 국민이 합심하여 노력했듯 바다 식목을 전 국민적 축제로 승화시킨다면 해조류 천국이 건설돼 물 반 고기 반의 풍요로운 바다가 하루 빨리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 최초로 시작한 바다 식목 행사를 대한민국이 주도해 세계로 보급한다면 온 국민의 자부심을 높임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격 상승을 기대해 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양금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남해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