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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계에선]“동반성장 성적표 꼭꼭 숨겨라”… 위원들에게조차 ‘철통보안’

입력 | 2012-05-11 03:00:00


○…10일 공개된 대기업 동반성장지수 발표를 앞두고 주요 기업과 경제단체가 사전 정보수집에 적극 나섰지만 주무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와 관련 정부 당국의 ‘철통 보안’으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중 “대기업들이 아주 첨예한 관심을 갖고 있어서 내게 전화가 수십 통 오더라”고 소개. 정영태 동반성장위 사무총장은 “회의 때 몇몇 위원이 ‘우리에게조차 미리 결과를 알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언. 이번 결과는 지식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는 미리 전달됐지만 과거 동반성장지수 설계 과정이 보도된 다음 경고를 받은 사람도 있었던 ‘악몽’ 때문인지 정부 당국자들도 구체적 내용을 철저히 함구. 한 정부 관계자는 “엉겁결에 말하게 될까 봐 일부러 기업 명단 부분은 대충 보고 잊어버렸다”고 귀띔. 발표 전날인 9일 한 경제단체는 회장에게 동반성장지수 관련 보고를 하면서 “면목 없지만 개별 기업들 등급은 잘 모르겠다”고 보고했다고.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청라지구에 ‘하나금융타운’을 짓기로 한 계획이 용지 공급을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가격 차이로 암초에 부닥쳐. 당초 하나금융지주는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을 벤치마킹해 인천 청라지구에 33만 m²(약 10만 평) 크기의 금융도시를 짓고 본사를 이전하기로 결정. 하지만 야심 차게 계획을 발표한 이후 막상 협상에 들어가 보니 용지 가격에 대한 양측의 의견 차가 생각보다 컸다는 후문. 하나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금융타운 조성과 본사 이전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LH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높은 가격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굳이 짐 싸들고 갈 필요가 있겠느냐”며 이전 포기도 불사하겠다는 태도.

○…4년 만에 의욕적으로 재개된 쌍용건설 매각이 올 들어 두 번째로 유찰되자 쌍용건설 임직원들은 “회사 이미지만 나빠진다”며 걱정이 태산. 인수 후보로 ‘있는 줄도 몰랐던 회사’들이 거론되면서 자존심이 크게 상한 데다 연거푸 두 번이나 유찰되면서 회사 정상화 차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쌍용건설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조합 지분이 낮아지더라도 새 주인이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했는데도 자산관리공사(캠코) 측의 안이한 태도로 유찰이 계속되고 있다”며 “캠코가 회사와 사원들이 입는 피해를 고려하지 않아 답답할 뿐”이라고 하소연.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과천청사의 ‘명당’으로 불리던 1동(棟)에서 5동으로 밀려난 법무부가 다시 1동으로 복귀할 예정. 법무부는 1982년부터 조성된 과천청사에 가장 먼저 입주했지만 2008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치면서 규모가 커진 기획재정부에 1동을 내주고 과천청사 경비대 옆 5동으로 밀려났다고. 당시 법무부 공무원들은 경제부처와의 파워게임에서 밀려 사무실을 옮기게 되자 자존심이 상당히 상했다는 후문. 하지만 과천청사 7개 부처 중 법무부를 제외한 나머지 6개 부처가 올 하반기부터 모두 세종시로 이주하게 되면서 상황은 반전. 방송통신위원회 등 10여 개 기관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지만 법무부가 유일하게 ‘장관’이 있는 부처 단위의 기관이어서 ‘1동 복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금융감독원이 3일 실시한 부원장보 및 국·실장급 인사를 둘러싸고 내부 잡음이 커지는 분위기. 이번 인사에서 지방으로 발령 난 금감원의 한 국장급 인사는 내부게시판에 “부하 직원에게 정말 열심히 일하면 정당한 대접을 받을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할 말이 없다”며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 금감원 노동조합도 “이번 인사가 특정 정치인을 의식한 정황이 있다”며 반발에 가세.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인사의 특성상 항상 기쁜 사람보다 섭섭한 사람이 많게 마련이므로 일부의 불만은 당연히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가뜩이나 저축은행 사태로 금감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데 내부까지 시끄러워 걱정”이라고 한숨.

○…신세계가 6일부터 1박 2일간 방한했던 광고모델인 영국 배우 이완 맥그리거 덕분에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입국 당시부터 그는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줘 친절한 미국 배우 톰 크루즈에 빗대 ‘제2의 톰 아저씨’라고 불리기도. 그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술 한 방울 마시지 않고 영국 마케팅 행사인 ‘신세계 러브스 브리타니아(Shinsegae Loves Britannia)’ 캠페인을 성심성의껏 지원해 점수를 땄다는 것. 한편 평소 VIP 초청 행사에 잘 참석하지 않았던 정용진 부회장은 이 행사에 참석해 맥그리거와 함께 사진을 찍은 뒤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