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순시선 등 33척 새로 투입필리핀 “칼 날카롭게 갈아야”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10일 ‘단 한 뼘의 영토도 빼앗길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필리핀 정부가 1981년과 1984년, 2006년에 발행한 지도에는 황옌 섬이 자기 영토로 표시돼 있지 않다”며 “필리핀이 속임수를 쓰더라도 황옌 섬이 중국 영토라는 사실을 바꿀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옌 섬의 주권을 탈취하려는 자가 누구든 중국 정부와 인민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인민해방군은 더욱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종이호랑이로 본다면 큰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8일 스카버러 섬 인근에서 조업하던 중국어선 단속 문제로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촉발된 이후 해방군보가 의견을 낸 것은 처음이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중국이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며 무력 동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콩 밍(明)보는 이날 필리핀 매체를 인용해 중국이 황옌 섬 해역에 순시선 등 자국 선박 33척을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중국 선박은 14척에 불과했다. 새로 파견된 선박은 중국이 자랑하는 첨단 순시선인 ‘위정 301호’와 ‘하이젠 75호 및 81호’ 등이 포함돼 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년까지 순찰함 36척을 동부해안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경제 제재도 본격화되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 여행사들이 필리핀 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전날 당국이 발표한 필리핀산 과일에 대한 검역 강화에 이어 인적교류까지 막겠다는 것.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