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 홍명보 올림픽축구팀 감독이 8일 점심을 함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언론이 ‘박주영 뽑기로 합의’라고 보도해 팬들의 비난이 다시 쏟아졌다.
지난해 모나코에서 장기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을 10년 연기해 사실상 편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을 숨겨 비난을 받은 박주영(아스널)은 요즘 초미의 관심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이 6월 8일(카타르 방문경기) 시작되고 7월엔 런던 올림픽이 열린다. 두 대표팀 모두 골잡이 기근으로 고민인 가운데 박주영의 병역 회피로 국민정서가 들끓으면서 두 감독 모두 박주영의 발탁을 놓고 “아직 결정한 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뽑고는 싶지만 분위기상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 회장은 일부에서 제기한 ‘합의’에 대해 “지금이 그럴 때인가. 박주영의 결자해지가 먼저다”라고 말했다. ‘꼼수’를 쓴 것에 실망해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선 박주영이 ‘선수생활을 마치고 병역은 꼭 해결한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당시 점심을 함께하면서 박주영 대표팀 발탁에 대해 심도 깊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주영 발탁’은 박주영의 해명 이후 국민정서를 보며 판단하겠다고 결론을 지었다.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국민 모두가 마음으로도 인정하는 선수여야 하기 때문이다. 최 감독도 “박주영의 진정성은 지켜봐야 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박주영은 13일 열리는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프리미어리그 최종 경기를 마친 뒤 귀국해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축구가 ‘박주영 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