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신문관의 소인국표류기 광고(소년 1908년 11월 1일)는 이야기를 강조하고 있다. 최남선 최창선 형제가 주도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월간지 ‘소년’ 창간호에 실렸던 책 광고다. 책 제목을 헤드라인으로 삼아 다음과 같은 보디카피를 덧붙였다. “이 책은 순 국문으로 ‘껄니버여행기’의 상권을 번역한 것인데, 우리의 듀머니(주머니)에도 열아문(여남은) 스무나문 ㅅ식(씩) 딥어너흘만한(집어넣을 만한) 알(아는) 사람 사난(사는) 곳에 드러가 그 닌군(임금)의 사랑을 밧고 행세하던 이약이(이야기)라 긔긔묘묘한(기기묘묘한) 온갓 경력이 만소.” 요약하면, 우리말 번역본이며 주머니에 쏙 들어갈 크기로 걸리버가 겪어나가는 이야기가 흥미롭다는 것.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1726년) 총 4부 중에서 제1부인 소인국(릴리퍼트)의 출판고지 광고이다. 제목 아래에 ‘금월말 출수(出수)’라고 강조했다. 출수(물건을 내서 팔기 시작함)라고 썼던 데서 출간이나 출판이란 말은 이보다 나중에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광고 왼쪽의 주문규정 첫 번째는 “본관에서 발간하난 도서는 모다(모두) 전금(前金·선금)을 요하나니 전금이 아니면 발송티 아니하옵”이다. 선금을 받고 나서야 책을 배송했던 것인데, 이런 관행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