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박 선생님 같은 교사를 만나는 것이 보통 엄마들의 바람이다. 그것이 교육의 희망일 것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스승의 날(15일)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서울교육희망공동선언’에서 학교를 ‘소수의 승리자를 만들기 위해 다수를 패배자로 전락시키는 곳’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학생회와 학부모회 활성화, 교원업무 정상화, 대학입시 개선 등을 통해 학교교육과 사회구조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곽 교육감이 말하는 희망은 늘 이렇게 답답하고 팍팍한지 모르겠다. 교사가 학생을 잘 가르치는 학교, 학생이 박 선생님 같은 교사로부터 잘 배우는 학교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면 안 되나.
▷2010년 교육감 선거 때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1심에서 3000만 원, 2심에선 이보다 높은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사람이 바로 곽 교육감이었다. 잘못이 드러나면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척이라도 해야 할 텐데 그는 아직까지도 ‘선의(善意)였으므로 무죄’라고 주장한다. 자기처럼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을 키우고 싶은지 취임 직후 체벌금지 지시를 내리면서 반성문 쓰기까지 금지했다. 7월경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면 교육감직을 잃을 공산이 큰데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학부모회 등 자신의 선거를 도와준 단체들만 모아놓고 공동선언이라니, 곽노현의 교육정책 대못 선언 같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