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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 정당 사상 최악 폭력]유시민 “당권파가 대권-당권 제안했으나 거절” 전면전 선언

입력 | 2012-05-15 03:00:00

■ 중앙위 집단폭력 사태 배후로 이석기 공개 지목




14일 물러난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평당원으로 돌아가기 직전 당권파가 자신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당권거래를 시도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또 12일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의 배후로 당권파 몸통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를 지목했다. 향후 당내 갈등 과정에서 당권파에 대한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유 전 대표는 14일 MBC라디오에서 “(당권파가) 저에게 ‘대선후보로 나가든 당 대표를 하든, 하고 싶다고 하면 해주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몇 달간 그분들(당권파)을 지켜본 결과 같이 힘을 합쳐서 파당을 짓게 되면 큰일 나겠다, 그런 생각이 있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권파와 손잡고 같이 간다면 세력은 커질지 모르지만 국민에게 버림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석기 당선자가 비례대표 부정선거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사흘 전 유 전 대표를 찾아가 당권을 주는 대신 당 지분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3일 나왔을 때는 당권파인 우위영 당시 대변인이 논평에서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었다. 이 당선자도 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난 것밖에 없는데, 소설을 써서 ‘당권 줄 테니, 당직 보장하라’고 했다고 한다. 당권거래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렇게 하면 당이 망가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시엔 침묵하던 유 전 대표가 이젠 작심하고 ‘진실’을 밝힌 것이다.

유 전 대표는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 “매우 잘 준비하고 현장에서 아주 조직적으로 지휘해서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당권파가 계획적으로 폭력을 사주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그는 당권파의 폭력 행사 이유에 대해 “어떤 일이 있어도 당권은 못 놓겠다. 또 어떤 일이 있어도 이석기 당선자는 꼭 국회에 보내야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의사결정기관의 결정을 다 막아야 된다. 이렇게 판단하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 당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는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등 세 공동대표가 최근 내홍으로 입은 감정적인 상처를 억누르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심 전 대표는 “우리가 갖고 있던 낡은 것, 왜곡된 것, 부끄러운 것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국민들께 드러낼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은 새로운 진보정치를 위한 소중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중앙위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심 전 대표는 사퇴의 변을 말하는 도중 눈물을 애써 참았으나 회견을 마친 뒤에는 눈물을 훔쳤다.

12일 중앙위에서 단상에 난입한 당권파 당원들에게 폭행당해 병원에 입원했던 조 전 대표는 목에 깁스를 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진보정치의 치부를) 드러냄으로써 변화가 있고, 또한 드러냄으로써 질책이 있고, 드러냄으로써 애정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보정치에 대한) 애정과 사랑과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끝내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대표는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으나 비장한 표정으로 “(당권파가) 잠시 흥분하고 당헌을 부정해도 중앙위의 투표 결과가 나온 만큼 수용할 것이다. 기대한다”며 “(앞으로) 저 나름의 할 것들을 해나가는 평당원이 될 것이다. 공동대표로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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