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씨 포함한 한국인 4명, 변호사 도움없이 7개월 조사받을 수도

■ 金씨 등 4명 어떻게 되나

중국 국가안전부(한국의 국가정보원 격)가 조사하고 있는 김영환 씨를 포함한 한국인 4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15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법무법인 율촌 베이징대표처에 따르면 김 씨 등은 형사 구속된 상태로 변호사 접견을 하지 못한 채 최장 7개월 동안 구속 조사가 가능하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현재 중국의 검찰인 인민검찰원이 기소하기 전 단계”라며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형사소송법은 기소 전 구속 조사를 받고 있는 범죄 혐의자에게 변호인 접견권을 허용하지 않는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는 있지만 변호사가 혐의자를 만날 권리가 없다. 당국의 허가와 입회 아래 제한된 시간과 장소에서 일반 면회만 할 수 있다. 통상 당국이 허가를 잘 해주지 않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지면 중국에서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최근 한국총영사관 주선양 영사가 김 씨를 면회했던 것은 김 씨가 중국 내 외국인이기 때문에 자국인 보호 차원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기소까지 법이 허용한 조사 기간은 최장 7개월이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중국의 경우 형사 구속된 경우 통상 2개월 정도 조사한 뒤 기소하지만 사건이 복잡하거나 종결하기 어려우면 인민검찰원(시·市급)의 허가를 받아 1개월 연장 할 수 있다. 3개월에도 조사가 완료 한 단계 위인 상급 인민검찰원(성·省급) 허가를 받아 다시 2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나아가 7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되는 범죄 혐의자의 경우 상급 검찰원의 허가를 다시 받아 조사 기간을 2개월 추가할 수 있다. 결국 최장 7개월까지 구속 조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조사 도중 새로운 범죄 혐의가 발견될 경우다. 이러면 다시 조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기간이 더 늘어난다. 조사 기간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 때 김영환 씨와 관련된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측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사건을 정상들 간의 회담 테이블에 올리는 게 적절치 않은 데다 한정된 시간에 논의해야 할 양국 간의 다른 주요 현안이 많았다고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설명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