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의지로 역경 극복한 잡스-오바마-해리포터처럼…
흔히 초라하고 볼품없는 사람은 피하고, 잘나가고 성공한 사람 옆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자신의 약점, 징크스 등은 숨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약점이 많고 불리한 상황에 놓인 ‘언더독(underdog)’들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인기를 끄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 역경을 딛고 성공하겠다는 ‘열정’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언더독’의 사전적인 의미는 ‘약점이 많아 패배가 예상되는 존재’다. 언뜻 생각하기엔 호감을 얻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열정과 의지로 역경을 이겨내는 스토리가 더해지면 언더독은 날개를 단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공감대를 형성해 2차, 3차의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이것을 ‘언더독 스토리 효과’라고 한다. 언더독 스토리 효과에 대한 네루 파하리아 하버드대 연구원 등의 최신 연구 성과를 전한 DBR 105호(5월 15일자)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이와 같은 언더독 스토리 효과는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두 번째 실험은 미국과 싱가포르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각 90명을 대상으로 했다. 마찬가지로 언더독 스토리와 톱독 스토리를 지닌 기업들을 소개하고 반응을 살펴봤다. 톱독 스토리에 대해서는 국가별로 차이가 없었지만 언더독 스토리는 달랐다. 미국 학생들은 싱가포르 학생들에 비해 언더독 스토리 회사의 브랜드를 자신과 더 강하게 연결시켰다.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개척과 투쟁, 성취의 역사를 지닌 미국이 싱가포르에 비해 언더독 스토리와 더 잘 연결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제품을 실제로 구매할 때 언더독 효과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실험했다. 미국 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일반 영화와 언더독 스토리가 담긴 영화를 보여줬다. 그리고 자신이 먹을 초콜릿과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한 초콜릿을 구매하게 했다. 초콜릿은 언더독 회사와 톱독 회사가 만든 제품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언더독 효과는 자기 자신과 관련된 소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자신이 먹기 위한 초콜릿을 구매할 때는 언더독 스토리의 영화를 보고 난 후 언더독 회사에서 만든 초콜릿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한 초콜릿을 살 때는 일반 영화와 언더독 스토리의 영화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오늘날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들은 모두 1등을 바라고 달린다. 일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면 고급스럽고 성공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언더독 스토리 효과를 고려하면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험난했던 과거를 알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은 좋은 마케팅 수단이다. 현재 잘나가는 브랜드라도 창업 초기 혹은 영업 중에 어려운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고 노출해서 소비자들이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들이 있다. 초라한 시작, 희망과 꿈 그리고 역경 극복이다. 작고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희망과 꿈을 갖고 역경을 극복하며 마침내 고지에 도달하는 스토리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정리=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5호(2012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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