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아이’ 작은 교실도 결국 사회의 축소판 K-Arts 무용단의 ‘떨어지는 아이’ 중 ‘Outcast’는 집단 내에서 이뤄지는 희생양 만들기 과정을 그려냈다. 한예종 제공
이 세 작품은 감성적으로 호소하거나 메시지를 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학교 폭력에 대해 각각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고 있다.
○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바라본 학원 폭력
‘그림자밟기’는 아이들이 권력 지향적인 어른 세계를 모방하는 모습을 춤으로 형상화했다. 오스트리아 출신 안드레아 슐레바인 한예종 초빙교수가 안무한 ‘Outcast’는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책임을 떠넘겨 체제를 유지하는 인간 사회의 속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학교 폭력도 결국 이 사회의 축소판임을 암시한다.
미국 안무가 리빙스턴과 공동으로 ‘촉’을 안무한 기획자 김삼진 교수는 “따돌림은 인간집단에 언제나 존재해 온 것인데 최근 학교 폭력은 그 기형적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한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관심 표명”이라고 말했다. 18, 19일 한예종 석관동캠퍼스 예술극장. 전석 무료. 02-746-9360
○ 아이들의 눈높이로 바라본 집단따돌림
‘레슬링 시즌’ 악의 없는 소문에 희생양은 괴롭다 연극 ‘레슬링 시즌’은 타인의 정체성을 함부로 규정하는 청소년의 심리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들여다본다. 국립극단 제공
연극은 “쟤는 그렇대”로 시작된 악의 없는 낙인찍기가 어떻게 집단적인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발전하는지를 학생들의 사실적인 대화를 통해 보여준다. 낙인찍기는 아직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의 불안한 심리의 반영일 수도 있다. 국립극단 김미선 PD는 “결말이 열려 있어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 15분가량 배우와 관객이 대화하는 시간이 있다. 31일∼6월 10일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 1만∼3만 원. 1688-5966
○ 아이들 폭력 뒤에 숨은 어른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가해학생 부모의 이기주의 가해 학생 부모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통해 ‘누가 아이를 괴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섬뜩한 질문을 던지는 번역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신시컴퍼니 제공
서울 국제중학교에서 한 여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자 학교는 유서에 언급된 가해 학생들의 부모를 회의실로 소집한다. 가해 학생들의 부모는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가해 사실을 부정하고, 심지어 피해 학생의 유서까지 태워버린다. 손숙 박용수 박지일 이대연 길해연 서이숙 씨 등 대학로 대표 배우들이 출연한다. 6월 24일∼7월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4만∼6만 원.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