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 알 지 勝: 이길 승之: 어조사 지 道: 길 도
손자가 말하는 승리의 요건은 판단력, 용병의 유연성, 상하의 일치된 마음, 준비성, 정치적 간섭으로부터의 자유 등으로 지극히 평범하지만 ‘모공(謀攻)’의 핵심이 들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상대에 대한 대비와 군주의 불간섭이 승리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위아래, 즉 장수와 부하의 단합이 잘되어 적군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으로 용병은 심리적인 문제요, 인화(人和)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상식적인 군주라면 장수의 독자성을 배려해 주고, 장수 역시 소신에 따라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장수는 야전사령관으로서 군주가 내정에 충실하도록 밖에서 잘 보좌하게 될 때 나라가 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주는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전쟁터의 일을 궁궐에서 함부로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손자는 군주의 세 가지 금기 사안을 말하면서 군대의 진퇴(進退)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명령하거나 삼군(三軍)의 사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군정(軍政)에 참견하거나 삼군의 권한을 알지도 못하면서 직책을 맡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실무자인 장수는 전쟁의 전권을 쥐고 일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