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교수 제공
제중원의 특별 광고(대한매일신보 1910년 3월 10일)에서 확인해 보자. “본 병원은 한국의 일반 인민을 위하야 셜립(설립)함은 여러분이 이믜(이미) 아난 버어니와(알고 있듯이) 지금브터난(지금부터는) 사무를 일층 확쟝하고 병을 더욱 졍밀히 보기 위하여 오전 열시브터 오후 네시까지 진찰하오며 또 특별 진찰소를 셜시(설치)하고 사쇼(약간)의 진찰비를 밧고(받고) 귀한 손님의 편리함을 도모하오니 진찰하실 여러분은 죠량(照諒·살펴서 헤아림)하시압. 다만 특별한 경우에는 아모(아무) 때든지 쳥구하난(요청하는) 대로 응함. 경셩 남대문 밧(밖) 졔즁원 백”
두루 알다시피 제중원은 미국의 선교사 알렌이 1885년에 세웠던 최초의 근대식 국립병원이다. 광고 내용을 요약하면, 보다 정밀한 검진을 위해 특별 진찰소를 설치해 약간의 진찰비를 받고 ‘손님’의 편리함을 도모하며,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손님의 요청대로 응하겠다는 것. 여기에서 환자를 손님으로 대우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말로는 고객이라 하면서도 실제로는 과잉 진료로 부당이득을 챙기는 어떤 병원들의 가짜 고객중심주의와는 사뭇 다르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