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임/타라 브랙 지음·김선주, 김정호 옮김456쪽·1만9800원·불광출판사
#남편이 직장상사와 바람난 것을 알아차린 에이미는 모든 게 ‘내 탓’이라고 말했다.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처음엔 남편을 비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분노의 화살이 자신에게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에이미는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여겼다.
마리안과 에이미는 저자가 말하는 ‘무가치함의 트랜스’에 빠져 있다. 자기 스스로 불완전하고 무가치하다는 믿음에 사로잡힌 상태다. 자기존중감이 결여된 이들에게 저자는 ‘근본적 수용’ 훈련을 제시한다. 근본적 수용은 자신의 내면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비와 사랑의 마음으로 감싸 안는 것을 일컫는다.
이 책에 나오는 얘기들은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업에 실패해 괴로워하는 40대 가장, 게임중독에 빠진 아들과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투는 엄마, 실연의 상처에 아파하는 여성, 서로를 미워하는 부부. 저자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풀어내며 우리가 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고통의 치유방법을 알려준다. 독자들은 책 속 인물이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읽으며 함께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은 독자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끊임없이 주문을 건다. 두려움에 갇힌 고통을 마주하고 자신 그 자체를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우리 자신을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자비로 감싸 안을 때 진정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이 책장을 넘길수록 선명해진다. 오늘, 당신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가.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