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시장은 포스코 공급사… 방문객 기념품도 시장 특산물로”
조봉래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이 14일 임직원들과 죽도시장에서 부서 회식을 마친 뒤 온누리상품권으로 상품을 구매했다. 이날 조 소장은 “포스코와 죽도시장은 평생을 함께한 의형제 같은 관계”라며 우의를 강조했다. 포스코 제공
조봉래 포항제철소장(50)이 ‘포스코와 죽도시장은 관계회사’라는 설명에 시장상인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14일 점심 회식을 위해 임직원과 죽도시장을 방문한 조 소장은 상인들을 격려하고 온누리상품권으로 장을 봤다. 부서 회식을 전통시장에서 하는 것이 포스코의 대표적 기업문화로 자리 잡았다.
세계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포스코의 전통시장 사랑은 대단하다. 본사가 포항에 있어 ‘지역주민과의 상생’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란 설명이다. 포항시 세수(稅收)의 30% 가까이를 포스코가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절대적인 만큼 지역경제의 중심축인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전폭적이고 체계적이다.
나아가 부서별로 포항시내 70여 상권을 분담해 전통시장 회식을 정례화하고 회사 비품 구입 등도 일정 부분 전통시장과의 거래를 제도화했다. 전통시장도 포스코의 공급업체로 간주하겠다는 설명이다.
매년 1억 원에 이르는 사내 포상과 격려금은 2010년부터 전액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매년 6억7000만 원 이상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기업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소통의 도구로 활용한다.
포스코 방문객에 대한 기념품도 ‘철 관련 제품’이 아닌 미역, 멸치, 오징어, 다시마 등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지역특산물로 바뀐 지 오래다. 의례적인 기념품을 기대했던 방문객들이 당황하면서도 크게 기뻐한다는 후문이다. 포항과 포스코가 상생의 관계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최일만 죽도시장 상인연합회장(75)은 “죽도시장에 화재가 나거나 궂은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오는 분들이 바로 포스코 직원들이다”라면서 “죽도시장과 포스코는 이웃사촌을 넘어 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세계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첨단경영문화 전파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새마음운동’과 ‘감사나눔운동’을 지자체 및 전통시장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이 운동은 행복한 사회를 위한 포스코의 핵심 경영활동으로 과거 ‘새마을운동’에서 나아가 이제는 ‘새마음운동’으로 가다듬자는 것이다.
조 제철소장은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자신감과 긍정의 마인드가 고취돼 업무능력을 높일 수 있다”며 “포스코 44년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봐주고 후원해주신 죽도시장 분들이 있어 우리가 이처럼 행복하게 일한다는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 죽도시장은 획기적으로 개선됐고 서비스나 품질 모두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한다”며 “포항에 오시면 포항의 두 명물인 ‘죽도시장’과 ‘포스코’를 꼭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포항=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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