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학생들 120여명 본관앞 “총장퇴진” 공부시위
KAIST 본관 앞에서 땡볕에 ‘공부시위’를 하는 학생들. KAIST 제공
공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대전 KAIST 학생들이 중간고사 시작일인 21일 오전 10시 본관 앞과 내부 복도에 책상과 의자 100여 세트를 가져다 놓았다. 얼핏 야외수업 준비로도 보였던 이날 퍼포먼스는 국내 첫 ‘공부 시위’였다. 학생 120여 명(주최 측 주장)이 서남표 총장 퇴진 구호를 외친 뒤 시험공부를 시작했고 구호를 외치고 나서 공부를 마치는 식이다. 시위를 주도한 ‘KAIST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 측은 “서 총장이 한때 ‘대학 개혁의 전도사’였지만 강도 높은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교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갈등과 문제를 양산해 퇴진해야 한다”며 “시험기간이라 공부를 해야 하지만 학교 문제를 외면할 수 없어 이런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험공부가 급하다”며 시위는 이날 하루로 끝냈다. 학교 측은 “20여 명으로 급조된 단체의 행동이 다수의 의사로 비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학부 총학생회는 이와는 별도로 21, 22일 총장 거취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김도한 학생회장은 “총장은 우리가 말하는 ‘소통’이 어려운 분”이라며 “하지만 이를 비판하는 교수협의회도 감정적일 뿐 아니라 학생을 걱정하지 않아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