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들이 탄 수학여행 버스의 교통사고가 한 달 사이 3건이나 일어나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여간 아니다. 지난달 20일 제주에서 수학여행 버스가 추돌 사고를 일으켜 학생 4명이 부상했고 이달 10일에도 제주에서 수학여행 버스와 화물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교사 1명이 숨졌다. 18일에는 강원 양구군에서 수학여행 버스가 절벽에서 추락해 학생 41명이 다쳤다. 양구 사고 때는 여교사가 사고 직전에 기민하게 안전띠 착용을 채근해 그나마 피해가 적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국내 수학여행은 주로 전세버스를 이용한다. 지난해 전세버스 교통사고는 934건에 이르렀다. 한 해 동안 전국 전세버스의 2.3%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수학여행은 전세버스 수요가 몰리는 봄철과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전세버스 사업자들은 관광 성수기에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고 무리한 운행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일손 부족으로 부적격 기사가 운전대를 잡는 일도 있다. 장시간 운행에 따른 운전기사의 피로 누적도 사고 위험을 높인다.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떠날 때부터 높은 사고 위험에 휘말리는 셈이다.
학교 측이 스케줄을 빡빡하게 짜는 것도 문제다. 이번에 양구에서 사고를 당한 대전 우송중은 지난해 수학여행에서 3일 동안 무려 920km를 이동했다. 오전 7시에 시작해 오후 6∼8시까지 계속되는 강행군이었다. 여행 일정을 숨 가쁘게 잡다 보면 사고 위험도 높아지기 쉽다. 수학여행이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고 안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