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인기 비지스의 보컬 암투병 3년 만에 62세로
팝음악 ‘하우 딥 이즈 유어 러브’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밴드 ‘비지스’의 보컬 로빈 깁이 오랜 암 투병 끝에 영국 런던에서 20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62세.
이날 영국 BBC뉴스는 “결장암과 간암을 앓아왔던 깁이 최근 폐렴이 겹치며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병세가 악화됐다”며 “지난달부터 런던 첼시에 있는 한 개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우리 곁을 떠나갔다”고 보도했다.
깁은 2010년 10월 처음으로 결장암 진단을 받은 뒤 줄곧 병마와 싸워왔다. 이에 앞서 함께 비지스 활동을 했던 쌍둥이 동생 모리스도 2003년 같은 병을 앓다가 사망했다. 깁은 올해 2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힘들었지만 여러 차례 수술 끝에 암을 극복했다”며 “다시 음악작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상태가 나빠져 입원해 있던 4월에도 타이타닉호 침몰 100년을 추모하며 아들 로빈 존과 공동 작곡한 ‘타이타닉 레퀴엠(진혼곡)’을 발표하는 등 활동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1970년대 말 디스코 열풍을 몰고 온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1977년)의 영화음악 앨범은 지금까지 4000만 장 이상이 팔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기록을 갖고 있었다.
팝음악계에 댄스뮤직 열풍을 몰고 왔다는 평가를 받은 이 앨범은 미국 그래미상에서도 4개 부문을 수상했다. 1997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등재됐던 비지스는 2003년 모리스가 숨을 거두며 자연스레 해체 수순을 밟았다.
비지스 형제의 막내동생인 앤디 깁은 솔로 가수로 활동했으나 1988년 심장마비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비지스 멤버 3명 중 맏형 배리만 생존해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