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수목드라마 희비교차
이승기 하지원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MBC ‘더킹 투하츠’. 김종학프로덕션 제공
①모호한 장르(더킹) vs 고전적 주제(적남)
더킹은 소재로는 의욕이 넘쳤던 작품이다.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의 국왕 이재하(이승기)와 북한 특수부대교관 출신 김항아(하지원)를 중심으로 남남북녀의 사랑과 남북관계라는 무거운 주제를 함께 그렸다. 그러나 판타지와 현실정치, 블랙코미디까지 더해지다 보니 결국 로맨스나 가벼운 판타지를 기대한 시청자들은 “난해하다”는 반응을, 묵직한 드라마를 기대한 시청자들은 “현실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 정통멜로를 표방한 적남은 두 남자의 야망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복수를 그렸다. 출생의 비밀과 엇갈린 사랑이라는 소재에 처음에는 ‘뻔한 복수극’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강렬한 캐릭터와 치밀한 구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②악역은 누구인가
엄태웅의 ‘동공연기’로 화제몰이를 한 KBS2 ‘적도의 남자’. 팬엔터테인먼트 제공
시력을 회복한 뒤에도 계속 실명한 척하는 엄태웅의 ‘동공연기’는 시청자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적남의 시청률을 이끌었다. 적남이 시청률 1위로 올라서게 된 시점도 엄태웅의 눈동자 연기가 절정을 이룬 9회 방영분이었다. 반면 톱스타 이승기와 하지원이 등장한 더킹은 그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유의 달콤한 매력을 강조하기에 이승기의 배역은 무거웠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