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금 빨리 받으려 결제업체에 무차별 넘겨경찰, 대가성 유무 수사
경찰이 인터넷 포털과 게임업체의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미 대부분의 업체가 개인정보를 온라인결제 대행업체에 유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포털이나 게임업체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넘긴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는 22일 네이버 등 대형 포털업체와 넥슨 등 유명 게임업체들이 다날, KG모빌리언스 등 국내 주요 온라인결제 대행업체에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 대상은 포털 및 게임업체를 비롯해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온라인결제 대행업체를 포함하면 수십 곳에 이른다.
현재 포털이나 게임사이트에서 30만 원 이하 소액 결제는 대행업체들이 처리한다. 보통 이용자들이 온라인이나 휴대전화에서 콘텐츠를 구입할 때 지불하는 돈은 나중에 이용자가 낸 뒤 대행업체의 정산과정을 거쳐 포털 및 게임업체로 넘어온다. 포털과 게임업체는 정산기간을 줄여 콘텐츠 판매대금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행업체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대형 포털이나 게임업체가 원하는 대로 협조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은 수년간 이뤄졌으며 실무자들도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광범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출된 개인정보가 제3의 업체로 넘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돼 이용자 개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