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다문화가 경쟁력이다”공채 우대-별도 채용 업체도… 교육사업 등 지원활동 확대
포스코가 지난해 서울 강남구와 함께 마련한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많은 기업이 다문화가정 출신 직원을 적극 채용하거나 청소년 교육을 돕는 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이다. 포스코 제공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이 1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금융권에 ‘다문화 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일반 대기업은 아직 이들을 별도로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없지만 다문화 지원사업을 늘리는 쪽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선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올해 4월 전국 영업망을 가진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다문화가정 결혼이주민 12명을 공개 채용했다. 이들은 전국 영업현장에 배치돼 통역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안내 업무까지 맡고 있다. 기업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편의 증대는 물론이고 영업력과 사회공헌활동까지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입행원을 채용할 때 다문화가정 자녀를 우대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신입행원을 모집하면서 중국인 4명 등 외국 국적자 7명을 공채 행원으로 선발했다. 신한과 국민은행에도 외국 국적을 가진 직원이 10여 명 있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근로자 특화지점 5곳을 지정하고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LG는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통해 청소년의 잠재력을 키우려고 한다. 과학과 이중언어 분야에 재능이 있는 청소년을 한국외대와 KAIST 교수진이 2년 동안 무료로 지도하도록 후원한다.
삼성전자도 교육사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2010년에는 교육 건강 복지를 통합한 ‘안산 We Start 글로벌 아동센터’를, 지난해 2월부터는 ‘다문화 글로벌센터’를 전국 각지에 마련했다. 또 외국인 채용이 결정되면 국내 생활의 적응을 돕는 ‘글로벌 헬프 데스크’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출연해 설립한 ‘정몽구 재단’은 지난해 6월 서울시와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와 협약을 체결하고 ‘서울 온드림 다문화가족 교육센터’ 설립을 지원했다. 다문화가정 자녀가 미래의 인재로 성장하도록 교육프로그램과 심리상담 과정을 만들었다. 기존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중복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문화가족 지원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