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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라면봉지속에 달러… 160억 밀반출

입력 | 2012-05-24 03:00:00

필리핀 노동자에 “싸게 송금”… 8년간 환차익 등 12억 챙겨




1991년 한국에 들어온 필리핀인 L 씨(58)는 10년 넘게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생각만큼 돈을 벌지 못했다. 2004년 그는 정상 송금수수료의 18% 정도인 5000원만 받고 직접 돈을 필리핀으로 보내주는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며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방법도 간단했다. 라면봉지 안에 100달러 지폐 50장을 밀어 넣은 뒤 투명테이프로 붙이면 끝이었다(사진).

L 씨를 도와 필리핀 노동자에게 돈을 받거나 직접 운반한 사람만 41명. 이들은 전국의 필리핀 노동자에게 싼값에 돈을 보낼 수 있다고 꾀어 수수료 명목으로 1억5000만 원을 챙겼다. 여기에 한국에서 원화를 받아 필리핀 현지에서 가족에게 달러로 전해주면서 10달러당 800원의 환전수수료를 받아 총 11억 원의 이익을 남겼다. 그가 받은 환전수수료는 은행보다 3.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8년 동안 160억 원 상당의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환거래법 위반)로 L 씨를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 [채널A 영상] 라면 맛있어 가져가는 줄 알았더니, 봉지 속에 달러 가득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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