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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영어를 공용어로’… 어떻게 생각하세요?

입력 | 2012-05-24 03:00:00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 살 때 아이들을 데리고 공립도서관에 자주 갔습니다. 25년 전이었습니다. 도서관 안에는 커다란 성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이곳에 들어가 온갖 동물 모양의 방석에 앉아 책을 읽곤 했죠. 어느 날 아이들이 책을 즐기는 동안 서가를 둘러보는데 ‘한국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보물상자 열어보듯 가슴 두근거리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단군신화의 곰과 호랑이, 해와 달의 오누이 이야기 등 한국의 전래동화가 영어로 적혀 있었습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던 ‘하늘에서 내린 글자’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있어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푸른 비단 위에 학 한 마리가 날아간다. 수를 놓고 있는 할머니의 손놀림은 나비가 날아드는 듯하다. 할머니 곁에 손자 용두와 옥자가 앉아있다. “효(孝)는 덕지본(孝孝孝)이니라.” 용두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마음속으로 뜻을 새기며 읽는다. “할머니, 한문에는 외워야 할 글
자가 너무 많아 어려워요.” “물론 한글 배우기가 더 쉽고말고. 한글을 만드신 세종 임금님도 중국에서 온 한자와 한글을 비교하지 않으셨어.한글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말씀을 백성들에게 하실 때까지는 말이야.” “할머니, 정말 한글이 하늘에서 내려왔어요?”

정태선 동화작가·책끼읽끼 소장

할머니가 손자에게 전해주는 옛날이야기 형식으로 세종대왕에 대한 언급이 나왔습니다. 양반들이 한글을 좀처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자, 세종대왕이 꾀를 냈다고 합니다. 임금님은 붓에 꿀을 묻혀 나뭇잎에 한글 자음자와 모음자를 썼습니다. 곤충들이 꿀을 따라 나뭇잎을 갉아 먹었겠지요. 글자가 새겨진 나뭇잎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자 세종대왕이 신하들을 불러들여 이것은 하늘에서 내린 글자이니 연구하여 백성이 쓰도록 널리 알리라고 했다는 내용입니다. 지금 세계가 한국어에 주목한다는 기사가 동아일보 15일자 A2면에 나옵니다. 케냐의 젊은 청년들의 모델은 한국이고, 한국어가 무기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제는 한국어가 한류’라는 기사가 5회 시리즈로 실릴 예정인데 1편이 ‘케냐의 젊은이들 이야기’입니다.
● 주제 탐구활동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SQ3R 읽기 방법’으로 기사를 읽어보세요. 처음에는 대략 훑어보고(Survey) 소제목이나 첫 문장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Question) 질문의 답을 찾아가며 읽고(Read) 단락이나 장을 끝낼 때마다 읽은 내용을 한번 되뇌어 보고(Recite) 다 본 뒤에는 소제목을 훑어보면서 다시 돌아보는(Review) 식입니다.

예를 들어 굵은 글씨의 큰 제목과 작은 제목, 사진을 개략적으로 읽습니다. 다음에는 제목 옆에 질문을 만드세요. 세종학당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케냐 청년에게 한글만 가르쳐 주는 곳인가…이렇게요.

신문을 읽을 때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면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거나 메모하고 다시 읽으면서 왜 케냐 청년들이 한국어를 무기로 삼는지 생각해 보세요. 또 앞으로 실릴 기사 제목을 다시 읽어보면서 ‘이제 한국어 한류’라는 주제로 탐구학습 계획서를 짜서 실천하는 겁니다.

● 밸류라인(Value Line) 토론하기

영어를 공용어로 써서 모국어처럼 잘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에 대한 찬반 토론을 아래와 같이 밸류라인 토론 방법으로 해보세요.

①의견 형성하기: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이 한 줄로 섭니다. 아래 번호처럼 가장 자리에서 안쪽으로요.

 


②의견 강화하기: 한 줄로 선 상태에서 두 명씩 짝을 지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의견이 같은 사람끼리 생각을 말하면 자신의 의견이 강화되겠죠.

 


③1차 설득하기: 한 줄 서기로 다시 정돈하세요. 반대하는 사람이 찬성하는 사람 앞에 가서 마주 보고 2명씩 짝을 지어 토론하며 상대방을 설득하는 겁니다.

 


④2차 설득하기: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더 깊이 있는 토론을 하세요. 찬성과 반대가 2명씩, 모두 4명이 한 모둠이 되어 얘기하세요.

 


⑤의견 재형성하기: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상대방이 말하거나 합리적인 내용을 말하면 자기 의견을 고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찬성 반대로 나눠 한 줄로 서서 자기 생각을 정리합니다.

정태선 동화작가·책끼읽끼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