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동열 감독이 말하는 다승투수의 조건
직구 하나가 코너워크 잘되면 10승 너끈
변화구 마음대로 던질 땐 5승 추가 가능
박찬호·류현진 등 완급조절로 타자 요리
윤석민, 지나친 직구 위주 패턴 바꿔야
“확실히 베테랑은 베테랑이야.”
선 감독은 “직구를 초구로 던진 뒤 느린 변화구를 연이어 두 개 던지더라. 파울을 유도하려고 한 것 같다”며 “그 다음이 낮은 직구였다. 역시 베테랑다운 운영이었다”고 설명했다. 느린 변화구 활용의 중요성을 역설하던 선 감독에게는 좋은 예시 중 하나였던 셈이다.
○류현진이 헛스윙 삼진 잡는 비결
한화 류현진은 늘 탈삼진 부문에서 선두권을 유지한다. 올해는 특히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그 비결을 이렇게 정리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볼 1∼2개를 던져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0B-2S나 1B-2S에서 승부를 볼 때 그 전에 타자들에게 ‘보여주는 볼’을 잘 던져야 헛스윙 삼진을 유도할 수 있다. 류현진이 바로 그 완급조절을 잘 한다.” 또 22일 경기에 등판한 한화 양훈이 느린 커브를 효과적으로 섞어 호투한 데 대해서도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좋은 도구였다”고 언급했다.
○윤석민, 느린 변화구로 슬라이더 위력 높여라!
KIA 윤석민은 23일 경기에서 6회까지 104구를 던졌다. 그 중 직구와 슬라이더의 비율이 80%에 달했다.
○변화구 하나에 5승이 달렸다!
선동열 감독은 “직구 하나가 구석구석 코너워크만 잘 되면 충분히 10승은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단순히 ‘10승 투수’의 수준을 넘어서려면 그 이상이 필요하다. “변화구 하나가 직구처럼 마음대로 되면 플러스 5승을 할 수 있다. 그런 변화구가 하나 더 있으면 당연히 20승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만큼 구질 하나를 완벽하게 구사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도 된다. 선 감독은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마음대로 구사해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변화구 하나가 5승을 좌우한다. 그런 투수가 우리나라에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광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