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예비학교 활성화해 공교육 안으로 끌어들일 것”
부산의 아시아공동체학교에서 열린 다문화 행사. 해외에서 태어나 한국에 들어온 다문화 청소년의 적응을 돕는 곳인데 교사 수가 적어 애를 먹는다. 아시아공동체학교 제공
현장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09년에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응답은 47.7%에 불과했다. 이 교육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학부모들은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없다 △언어 능력이 부족해 따라가지 못 한다 △다문화가정 학생만 특별대우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정작 필요한 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지원부터 한 결과다.
특히 지금까지의 정책은 국내에서 태어난 국제결혼가정 자녀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한계였다. 외국에서 지내다가 국내에 들어온 청소년(중도입국 자녀)은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중도입국 자녀의 57%만이 국내에서 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산했다. 43% 정도는 아예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예비학교로 지정된 부산 남구의 아시아공동체학교는 다문화가정 학생을 가르치는 학력인정 대안학교다. 정부가 예비학교로 지정하기 전인 2007년부터 중도입국 자녀를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지금은 초등과정에 8명, 중등과정에 7명이 다닌다. 입학 시기를 따로 정하지 않아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 1년간 한국어와 수학 사회 등을 가르친다.
이곳은 다문화 예비학교 중에서 가장 잘 운영된다는 얘기를 듣지만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다. 학생의 국적이 중국 러시아 베트남 멕시코 케냐 등 다양한데 교사들이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아이들과 의사소통하기가 힘들다.
수업료를 받지 않고 외부 후원금에 의존하므로 교사 수가 적고 시설도 열악한 편이다. 예비학교로 지정돼 정부가 연간 5000만 원을 지원하지만 상담 프로그램을 늘리는 데 쓰고 나면 원어민 교사나 통역을 고용하기에는 부족하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