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 주 모르몬교 가정에서 태어난 나이스비트는 어느 날 시카고 시내의 가판대에 놓여 있는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따라 읽다가 무릎을 쳤다. “매일 이들 지역신문을 모두 읽는다면 현재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알겠구나!” 미국의 일을 알 수 있으면 세계의 일도 파악하게 되고, 현재를 알면 미래도 내다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IBM을 바로 때려치우고 퇴직금으로 ‘어번리서치’사를 차렸다. 그 회사는 160개에 이르는 일간지를 읽고 의견을 정리한 후 보고서를 만들어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판매했다. 신문이라는 ‘현재’를 통해 ‘미래’를 알아내는 비즈니스였다.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확산과 영상매체에 익숙한 젊은 독자층이 신문에서 빠르게 이탈하면서 ‘신문의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정보기술(IT)의 첨단을 달리는 한국이 유독 정도가 심하다. 지난해 국내 인터넷뉴스 구독률은 77.9%로 종이신문 구독률(67.8%)을 추월했다. 예전에는 “화장실이 있는 한 신문은 영원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변기에 앉아서도 태블릿PC를 두드리는 시대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