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이은희 그림/104쪽·1만 원·실천문학사
시인은 분주한 현대사회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의 심정을 읽어낸다. ‘엄마는 야근/아빠는 회식// … 텔레비전을 틀었다가/ 핸드폰을 열었다가//깜박 텔레비전 앞에/잠이 들었다/이윽고 귓전에/엄마 목소리//“얘는 날마다/텔레비전만 보나 봐”//엄마는/아무것도 모르면서’(‘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집에서는/핸드폰과 짝꿍이 되고//하루 종일/핸드폰과 짝꿍이 되고’(‘짝꿍’)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친구들, 노숙인 등을 편견 없이 대하는 따스한 시선이 정겹다.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저씨/얼굴이 검다/어느 먼 나라에서 왔나 보다 … 우유 두 봉지 사서/아저씨 이거 하나 드세요’(‘공사장 아저씨와’) ‘내 짝꿍은 나와/피부 색깔이 다르다/나는 그 애 커다란 눈이 좋다//…내 외가는 서울이지만/내 짝꿍 외가는 먼 베트남이다/마당에서 남십자성이 보인다는’(‘달라서 좋은 내 짝꿍’)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