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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밥차 살리기 ‘2억 기부 하이킥’… 정부도 “모금 지원”

입력 | 2012-05-29 03:00:00

■ 사회복지모금회-밥차 측 “새 용지 마련 협력”




가수 김장훈 씨

매일 노인과 결식아동 1200명에게 무료식사를 제공해온 ‘사랑의 밥차’ 터가 법원 경매에 넘어가면서 중단 위기에 몰렸지만 정부 중재로 ‘밥차 살리기’ 모금운동이 추진된다. 밥차 홍보대사인 가수 김장훈 씨는 모금운동이 시작되면 2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밥차 사업을 주관하는 ‘사랑의 쌀 나눔운동본부’ 이선구 이사장은 28일 “보건복지부가 밥차의 무료급식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밥차와 공동모금회가 함께 모금운동을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공동모금회도 “밥차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법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밥차는 서울역과 인천의 부평 주안역 등지에서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농산물도매시장에서 팔고 남은 농산물을 모아 전국의 복지시설에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조리 공간과 식자재 창고, 냉장설비가 필요해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에 있는 용지를 2009년 독지가로부터 무상으로 빌려 사용해 왔다. 하지만 기부자의 사업이 어려워져 밥차 용지가 경매에 넘어간 뒤 제3자가 낙찰을 받아 현재는 갈 곳을 잃은 처지다. 밥차 측은 새 용지 마련에 최소 1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부 천사’로 유명한 가수 김장훈 씨는 모금운동에 2억 원을 내놓는 등 솔선수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근 팬들에게 “기부하는 곳을 늘리느라 생긴 빚 7억 원을 갚기 위해 야간업소 무대에 설 테니 이해해 달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김 씨는 2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른 건 몰라도 밥 굶는 사람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요즘 형편이 어렵긴 하지만 어디든 달려가 노래할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최근 밥차 측 발행물에 실린 추천사를 통해 “소외계층 복지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밥차 사업이 중단 위기에 놓인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사랑의 밥차 구하기 운동에 많은 성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본보 3월 23일자 A17면.

당초 밥차 측은 2009년 밥차 용지가 경매에 넘어갔을 때 우선 은행대출로 낙찰 받은 뒤 후원금으로 빚을 갚으며 계속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가기관인 한국감정원이 13억6000만 원으로 평가한 해당 용지 경매가를 법원이 민간업체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54억6000만 원으로 산정해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밥차 측은 결국 낙찰을 받지 못했고 법원에 감정평가를 다시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심 청구 기한이 지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