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화장실뿐일까. 지난해 서울의 학교 시설 6354곳 가운데 909곳이 안전 면에서 C등급인 ‘중점관리 대상’이었고 31곳이 D등급인 ‘재난위험 시설’로 분류됐다. 14.8%가 보수 또는 재건축이 시급한 상태다. 서울 시내 유치원과 초중고교 가운데 77.2%가 석면 건축자재를 사용했다는 통계도 있다. 석면은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일선 학교에선 “21세기에 학교 시설은 1980년대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다.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이 해마다 책정되고는 있으나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 시내 학교들은 올해 노후시설 개선 사업비 3574억 원을 요구했으나 1073억 원만 배정됐다. 학생 눈높이에 맞춘 학교 시설을 확보하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올해 1월 업무에 복귀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직원 등을 상대로 한 워크숍을 올해 들어 5차례나 열고 있어 구설에 다시 올랐다. 소요 예산은 1억2700여만 원으로 한 번에 2500여만 원씩이 들어가는 셈이다. 곽 교육감은 워크숍에서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문제의식을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직원들에겐 상도 주었다. 업무 추진을 위한 화급한 행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선심 워크숍’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