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들 ‘은퇴 새 트렌드’ 발빠른 대응
우리투자증권이 19일 경기 고양시에서 개최한 ‘1박 2일 가족사랑 세대공감 캠프’에서 한 할머니와 손녀가 마술사의 시범에 맞춰 ‘끈 마술’을 연습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제공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되면서 ‘노후준비’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은퇴 준비 과정에서 ‘가족’이 새 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노후자금 마련 같은 ‘재무적’인 준비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가족 간의 관계, 여가 등 ‘비재무적’ 요소들로 관점이 넓어지는 것이다.
○ 은퇴, ‘가족’을 품다
이날 캠프에서는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레크리에이션 외에도 생활요가, 은퇴 관련 세미나 등이 이어졌다. 이날 은퇴 관련 강의에 나선 한주형 퓨처모자이크 연구소장은 “이제 은퇴하고 쓸 돈을 걱정하는 것을 넘어 누구와 무슨 일을 하며 살지 고민해야만 길게는 30년 넘는 은퇴 후 삶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뿐만 아니라 부부가 함께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삼성증권이 마련한 ‘부부 은퇴학교’는 부부가 은퇴한 뒤 서로 간에 생길 수 있는 경제적, 정신적 변화를 미리 준비하는 시간을 갖도록 도와준다. 자산관리 노하우도 알려주지만 부부가 함께하는 댄스 타임, 심리학자의 부부 소통 강연 등 부부간 소통이 주된 내용이다.
박형수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자산이나 건강관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길어진 인생을 함께하는 가족과의 관계”라며 “은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벤트라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증권사들, “새 트렌드를 선점하라”
은퇴 시장이 기존 상품 판매를 넘어 비재무적인 요소를 포함한 ‘종합 인생설계 서비스’로 재편되면서 관련 조직 확충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100세시대연구소를 설립했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연구소 인력을 두 배가량 늘렸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은퇴 마케팅에 직접 나서고 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은퇴영업 출범 기념 가두 캠페인’을 계기로 취임 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도 10일 직원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 ‘은퇴 관련 상품’ 판촉에 나섰다.
고양=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