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함 때문에 문제를 풀 수 있었다는 말은 소년의 사고가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있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난 소년은 수학을 즐겼다. 여섯 살 때부터 수학 실력이 상당했던 엔지니어 아버지로부터 수학을 배우기 시작했다. 부자(父子)가 밤늦도록 수학 문제와 씨름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흐뭇하고 부럽다. 그는 독일로 오기 전까지 신비로운 인도수학의 세례를 받았을 것이다. 인도인은 아라비아 숫자 ‘0’을 발견할 만큼 창의적이고 수학에 강한 민족이다.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거의 매일 수학을 공부하지만 수학을 즐긴다고 할 수는 없다. 수학은 한국 가정이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하는 과목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수학 사교육 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은 학습지를 포함해 평균 2.55개, 중학생은 1.86개, 고등학생은 1.32개의 수학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과다할 정도의 노력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학은 ‘학창시절의 악몽’이거나 ‘실생활과 관계없는 학문’으로 남아있다. 대부분 학생들은 수학을 중요한 입시과목의 하나로 접근했다가 입시만 통과하면 담을 쌓는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