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민 문학콘서트, ‘소월의 숨겨진 미스터리’ 파헤쳐
시인 김소월
소월의 돌연사 원인에 대해 학계가 제기한 유력한 추정은 ‘다량의 아편을 먹고 자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왜 중독성이 강한 아편을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는 최근 김소월의 증손녀인 성악가 김상은 씨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전해 들었다. 소월이 생전 심한 관절염에 시달리고 있었고, 고통이 극심해질 때면 통증을 잊고자 아편을 조금씩 복용했다는 전언이다. 한국 문단의 천재시인이 요절한 배경에는 관절염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문학과 대중의 소통을 모색하는 ‘권영민의 문학콘서트’가 31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봄날의 시인 그리고 시’라는 주제로 열린다. 신달자 시인이 강연과 낭독을 맡는다. 다음 달 1일 오후 7시에는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월아트홀에서 ‘소월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개최된다. 유안진, 문태준 시인이 ‘나의 문학 속의 소월’을 들려준다. 권 교수는 소월의 사망을 비롯해 그에 관한 미스터리에 대해 강연한다. 이 중 시집 ‘진달래꽃’에 얽힌 미스터리를 소개하면 이렇다.
중앙서림 초판(왼쪽), 한성도서 초판
어느 하나가 초판이고, 초판이 매진돼 판형을 그대로 하고 총판만 바꿔 다시 찍어냈을 것이라는 가설도 제기됐다. 하지만 총판들의 선후 관계를 확인하기 힘들뿐더러 재판일 경우 왜 판의 차이를 표기하지 않았는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더군다나 1920년대에는 시집 초판이 200부 정도로 한정돼 있었는데 수요가 적었으므로 재판을 찍은 사례는 찾기 어렵다.
권영민 교수. 동아일보DB
권 교수는 “갑작스러운 죽음만큼이나 소월의 생애에는 남겨진 미스터리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문학콘서트에서는 ‘진달래꽃’의 초판본에 얽힌 미스터리 외에도 ‘김소월은 ‘창조’의 동인이 아니다’ ‘북한이 뒤늦게 소월의 출생과 사망 기록을 수정했다’ 등 소월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