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풍월주’서 호흡 척척
뮤지컬 ‘풍월주’에 출연 중인 김재범(오른쪽), 성두섭은 MBC ‘더킹 투하츠’에서 은시경 역으로 사랑받은 조정석에 대해 “잘될 줄 알았다”며 “좋아하는 친구였다.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다”고 웃으며 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그동안 뮤지컬 ‘김종욱 찾기’ ‘빨래’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에서 같은 역을 맡았던 배우 김재범(33)과 성두섭(29)은 뮤지컬 ‘풍월주’ 초연에서 드디어 상대 배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이 둘은 “공연이 시작하면 좀처럼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사이”라며 웃었다.
뮤지컬 풍월주는 고대 신라 시대 운루(雲樓)라는 주점의 남자 기생인 열(성두섭 분), 그가 목숨보다 아끼는 친구 사담(김재범 분) 그리고 열을 사랑하는 진성여왕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창작극이다.
극 중 열과 사담은 서로에게 헌신하는 사이. 그러다 보니 ‘동성애 코드’에 맞춘 극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은 터라 두 배우는 ‘동성애’라는 단어에 민감하다.
“그 단어를 말하는 게 조심스러운 건 맞아요.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사랑’이라는 것을 너무 ‘이성’ ‘동성’으로 제한하며 생각하는 건 아닌지…. 우정도 사랑의 한 부분이잖아요.”(김재범)
“관객들이 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것이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크게 말하자면 ‘사랑’이죠. 자기 자신을 포기하면서 지켜주고 싶은 마음. 깊은 우정도 사랑에 속하니까요. 저흰 관객들에게 그 느낌을 맡기려고요.”(성두섭)
그는 “예쁘게 글을 쓸 순 없어도 붓 잡는 법, 먹 가는 법은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공연을 할수록 붓글씨도 잘 써지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여성스럽고 섬세한 ‘사담’ 역을 맡은 김재범은 전작 ‘공길전’에서 맡은 공길과 비슷한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보일까 고민하는 모습을 비치기도 했다.
“사실 ‘공길전’과 비슷할 것 같아서 ‘풍월주’ 출연을 망설였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고 지금도 고민하며 연기하고 있어요.”(김재범)
‘풍월주’를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두 배우는 “왜 이제야 같은 작품을 했을까?”라며 “자주 같이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들은 6월 21일 ‘풍월주’를 떠나고 29일부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성두섭은 “다음 작품은 ‘풍월주’와 색이 매우 달라서 또 다른 호흡을 보실 수 있을 거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부지런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라는 커다란 꿈을 이뤘다면 이제 그 속에서 이룰 작은 꿈들을 실천하고 싶거든요. 현실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김재범)
“관객들이 봤을 때 믿을 수 있는 배우. ‘아, 저 배우, 참 좋았어. 저 배우가 하면 믿을 만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김)재범이 형처럼 성실한 배우도 되고 싶고요.”(성두섭)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