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M 채널 ‘물 위를 달리는 차’ 도전… 본보 기자 체험해보니
수륙양용으로 개조된 BMW 미니는 핸들이 2개다. MC 조민기가 앉은 운전석에는 일반 자동차 핸들, 기자가 앉은 조수석에는 배 운전용 핸들이 있다. CJ E&M 제공
31일 오전 9시 반 경기 김포시의 경인 아라뱃길 김포 선착장. 깜찍한 몸매를 자랑하는 빨간 BMW 미니 컨버터블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자동차 시동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제트스키 엔진 소리가 났다.
○ 물 위를 달리는 차? 도대체 왜?
케이블의 XTM 채널 ‘탑기어 코리아 시즌2’는 자동차를 개조해 물 위를 달리는 도전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날 현장에는 MC 조민기 김진표 연정훈을 비롯해 제작진 50여 명이 모였다. 연출자 서승한 PD는 “자동차는 하나의 문화다. 단순히 운전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실패와 재도전
미니의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월에는 강화 선착장을 출발했지만 10km도 채 못 가 엔진에 물이 들어갔다. 엔진이 터져 연기가 치솟았다.
새로운 항로는 아라뱃길에서 여의도 선착장까지 총 20km. 첫 실패 뒤 제작진은 한 달간 밤샘 작업을 하며 새 도전을 준비했다. 기자도 엔진 폭파(?)의 위험을 무릅쓰고 함께 배에 올랐다.
자동차 엔진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미니는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과 육지의 경계선에서 차체가 한 번 뒤뚱거려 식은땀이 났지만 곧 균형을 찾았다. 물살이 차체에 부딪혀 물보라가 생겼다. 실제 높이로 따지면 기자의 허리까지 물 속에 들어간 셈이다. 아늑하다. 이때부턴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주도권을 가진다. 조수석 앞에 또 다른 핸들이 있기 때문이다. 배로 치면 ‘조타기’다. 조수석 발밑에 있는 제트엔진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차체 뒤에 있는 추진체가 물을 뿜어내 앞으로 나간다. 속도가 안 나면 자동차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된다. 앞바퀴에 달린 프로펠러가 돌아가며 속도를 낸다.
미니는 시속 25km로 물 위를 달렸다. 육지에서 네 바퀴로 굴러다닐 때보다 승차감은 더 좋았다. 조타기 핸들을 좌우로 움직이면 방향에 따라 잘 움직였다. 갑자기 핸들을 꺾어 드리프트(빠른 순간회전)도 할 수 있다. 속도가 다소 아쉬웠지만 2t이 넘는 무게를 감안하면 그리 느린 것은 아니다.
배우 조민기는 직접 운전한 뒤 “우리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자동차로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해보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미니가 여의도 선착장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는 17일 XTM 채널(오후 10시 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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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