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친구의 눈 부위에 멍이 시퍼렇게 들어 있었다. 친구는 남편에게 맞아 그렇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우리 사회에 가정폭력으로 신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당장 가까운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정폭력은 범죄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
친구 가정의 폭력은 꽤 오래된 듯했다. 처음에는 가장으로서의 압박감 때문에 술을 먹고 폭력을 행사하려니 생각했다고 친구는 말했다. 직장일이 잘 풀리면 다시 오순도순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고 했다. 하지만 구타의 강도와 빈도는 갈수록 심해졌고, 계속되는 폭행으로 몸은 만신창이가 돼 바깥출입도 꺼리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자녀들만 바라보며 참았던 친구는 앞일이 막막하다고 했다.
전미림 경기 안산시 상록구 장상동